울진 원전폐기물 처리시설 2010년 화재로 가동중단 은폐

입력 2011-09-22 21:54

경북 울진의 원전폐기물 처리시설에서 지난해 화재가 발생해 6개월간 가동이 중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해당 시설이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 멈췄으나 이를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22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울진 유리화 설비의 고장 및 사고 기록’ 분석 결과 “울진 원전폐기물 처리시설 가운데 유리화 설비가 시운전 기간인 2009년에 네 번, 2010년 두 번 등 모두 여섯 차례 운전 중에 비상 정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4일에는 원격조종되는 유리화 설비 제어실 내부의 저온용융로가 가열돼 외부 절연재 일부가 타면서 연기가 치솟아 화재경보가 발생했다. 울진원자력본부는 즉시 이 시설을 정지시켰고. 인명피해 및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 본부 측은 현장점검 후 2월 5일 새벽 2시54분 시설을 재가동했으나 잠시 뒤인 3시18분 다시 연기가 나 운행을 중단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27일까지 6개월간 가동을 중단한 채 정밀진단을 받았고, 점검 후 재가동된 유리화 설비는 8월 20일 저온용융로 내부에서 또 다시 화재경보가 발생했다. 이 시설은 추가로 두 달 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앞서 시운전 기간인 2009년 4∼6월 고온필터 이상, 불완전 연소 등의 고장이 발생해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화재경보가 두 차례 울린 사실을 은폐했다. 강 의원은 “가장 중요한 용융로에서 화재경보까지 발생한 것은 설비 자체의 안전 운영에 치명적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며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