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금품수수 의혹] 한때 10여개 계열사 승승장구… 李회장 檢수사 계기 곤두박질
입력 2011-09-22 18:23
2009년 자산 2조4000억원, 매출 1조1000억원에 달했던 SLS그룹은 현재 만신창이가 돼 있다. 10여개에 달했던 계열사들은 워크아웃(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거나 파산 상태다.
SLS그룹은 이국철 회장이 1994년 10여년간의 철도공무원 생활을 끝내고 설립한 철도 부품 공장 ‘디자인리미트’(현 SLS중공업)에서 출발했다. 그는 4년 뒤 옛 해태중공업 창원 공장을 인수해 철도차량 제작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고, 바다(Sea)-땅(Land)-하늘(Sky)에서 큰 발자취를 남기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를 담아 SLS그룹을 세웠다.
SLS그룹은 2003년 신용보증기금의 자회사였던 신보캐피탈을 인수하며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2006년에는 신아조선을 인수해 SLS조선을 세우며 덩치를 키웠다.
200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SLS그룹은 SLS중공업, SLS조선, SP로지텍(물류), SP산업(배관), SP해양(해상장비임대), SLS캐피탈, 부민저축은행, KF신용정보, SLS SP(부동산개발업) 등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렸다.
잘나가던 SLS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SLS조선 등 핵심 계열사가 자금난에 몰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타격은 2009년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였다. 그해 9월부터 창원지검은 ‘이 회장이 SLS조선에 400억원을 배당했다가 다시 빼내는 방식으로 열린우리당의 정치자금을 댔다’는 혐의를 잡고 3개월간 강도 높게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이 회장은 손익계산서 등 허위 공시 혐의만 인정돼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22일 기자회견에서 “2009년 9월 15일 검찰 수사를 받고 서울에 올라오니 이미 회사가 없어졌고 나는 며칠 후 (회사에서) 쫓겨났다. SLS조선의 워크아웃은 막무가내로 진행됐다”며 그룹 해체의 진실을 밝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해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SLS조선은 원래의 ‘신아’라는 이름으로 돌아와 지난 6월부터 ‘신아sb’로 사명을 바꿔 영업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창원=이영재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