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9월 23일 출마 선언… 홍준표 “한목소리로 돕자”

입력 2011-09-22 21:44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나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23일) 출마를 선언하고 (당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굉장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며 “당에서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당 서울시장 후보로 외부인사 영입에 무게를 둬 왔던 홍준표 대표도 나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홍 대표는 “(나 최고위원 출마는)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일이라고 본다”며 “당에서 한목소리로 도와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서울 개화동 버스공영차고지에서 버스 기사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버스로 이동하며 출근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버스 이용 불편사항을 승객들에게 물으며, “시민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나 최고위원은 출마를 앞두고 당내 친박근혜계의 선거 지원을 얻기 위해 무상급식에 반대해 왔던 기존 입장도 바꿨다. 이에 친박계 핵심 의원은 “친박계가 나 최고위원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의원은 “나 최고위원이 당 서울시장 후보가 된다면 내년 대선까지 고려해야 하는 박 전 대표도 그를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나 최고위원은 ‘범여권 시민후보’로 추대된 이석연 변호사와의 여권 단일화 후보 문제에 대해서는 “지향하는 가치가 같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하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날 보수 시민단체 후보로 추대된 이 변호사도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낮은 지지율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변호사는 “지지율을 반전시킬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지만, 그는 이날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범여권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나 최고위원은 물론 정운찬 전 국무총리, 고승덕 의원 등에게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최고위원과 이 변호사가 대립하는 상황에 대한 당내 우려도 제기됐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 변호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 분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당 안팎의 후보가 난립하면 보수 내부의 이념 논쟁 구도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변호사에게 호감을 보이다가 낮은 지지율 문제를 거론하며 입장을 바꾼 당 지도부를 향해 “지도부 발언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