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호랑이 굴복시킨 가젤의 비밀병기

입력 2011-09-22 17:28


밀림을 지켜라/글 카르멘 바스케스 비고, 그림 헤수스 가반/책속물고기

뱀이 코끼리와 장난을 치고, 사자1세는 원숭이와 타잔 놀이에 한창이다. 평화로운 밀림의 어느 날. 포식자 호랑이가 나타나자 밀림 동물들은 공포에 질린다. 급히 호랑이 토벌대가 꾸려졌다. 사자2세가 제일 먼저 손을 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자 뱀과 표범, 코끼리도 나섰다. 용기백배해서 떠난 동물 원정대. 하지만 역시 호랑이의 적수는 아니었다. 뱀은 껍질이 벗겨지고, 코끼리는 코가 긁히고, 사자 꼬리는 댕강 잘려나갔다.

그때 홀연히 나타난 구원자. 뜻밖에 가젤이다. 날카로운 이빨도, 발톱도, 독도 없는 작고 여린 채식주의자 가젤. 그가 호랑이와 대적하겠다고 나섰다. 동물들은 호호, 깔깔 비웃기 바쁘다. 코끼리도 혼비백산 도망쳤는데 가젤이 호랑이와 싸우겠다고?

책장을 살짝 넘겨보면 가젤 뒤를 얌전히 따르는 호랑이의 모습이 보인다. 가젤이 호랑이를 제압하긴 한 모양인데 둘 다 다친 데 없이 멀쩡하다. 가젤의 비밀무기는 대체 뭐였을까. 동화의 재미와 메시지가 모두 이 질문의 답에 달려 있다. 아르헨티나 아동작가의 작품으로 국내에 드물게 소개되는 남미권 동화. 이선영 옮김.

이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