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거액 금융사기 연루 의혹
입력 2011-09-20 18:51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업가에게 특혜 대출을 받도록 도움을 줘 28억 달러 규모의 불법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란 일간 테헤란 엠루즈에 따르면 억만장자 사업가인 아미르 만수르 크호스라비는 이란 사데라트 은행의 신용장을 위조해 7개 은행에 제출했다. 그는 대출받은 돈으로 민영화를 추진 중이던 이란 최대 철강회사 후제스탄을 포함해 두 곳의 국영 공장을 살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신용장에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동의 하에 두 명의 장관이 후제스탄 지분 절반을 크호스라비의 회사에 양도하도록 했다”고 마샤이 비서실장이 말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테헤란 엠루즈가 전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연루설을 부인했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마샤이 비서실장과 정부 관계자들이 불법 대출에 연루됐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8일 크호스라비의 자산을 동결했다. 하지만 그는 횡령한 돈을 외국으로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의혹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정치적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둘은 같은 보수파지만 지난 4월 말 하메네이 측근인 모스레히 정보장관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해임하면서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국정 전반의 결정권을 가진 하메네이와 행정권을 가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사사건건 대립했고 국정은 파행 운영됐다.
2005년과 2009년 당선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3선 금지 규정 때문에 내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지만 마샤이 비서실장을 후계자로 삼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게 하메네이 측 시각이었다.
하메네이 측은 아미디네자드 대통령과 측근들을 부패한 세력으로 몰아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히고 영향력을 감소시키려고 한다고 FT는 전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