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선택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α’?
입력 2011-09-19 21:24
전 세계 금융투자자들의 시선이 미국 워싱턴으로 쏠리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각각 22, 23일부터 열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FOMC에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 제시될 확률이 높고, 재무장관회의와 IMF 연차총회에서는 ‘유럽 공조 강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기금리 내리고 단기금리 올린다=FOMC는 지난달 초 경기부양책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달로 회의를 연기했었다.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은 이번에도 발표될 가능성이 낮다. 회의 결과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대신 연준이 발표할 만한 정책으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꼽았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한편에서 장기증권을 사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단기증권을 동시에 파는 것이다. 통화 공급량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장기국채 금리는 내리고 단기국채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금리가 이처럼 움직이면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촉진되고, 부동산 대출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양적완화 정책 제시와 달리 국제 사회의 반발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전망을 뒷받침한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에 대한 전문가들의 증시 전망은 상이하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함께 지준율(은행이 고객에게 받은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 인하도 동시에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조합 효과가 나타나면서 악화된 투자심리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은 이미 알려져 있었고, 주가에 반영됐다”며 “이를 뛰어넘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유럽 재정위기 봉합” 본격 토론=22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재정위기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 주말 ‘말잔치’로 끝난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와 달리 중국과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라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크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 신흥국이 공식적으로 참여한다는 측면과 글로벌 정책 공조의 여건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연차총회를 맞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유럽 선진국들이 성장세를 회복해야 하고, 재정위기 봉합을 위해 서로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할 전망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