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준비된 서울시장”-“與 후보 꺾을 필승카드”… 민주 후보 4인, 2차 연설회
입력 2011-09-19 15:52
민주당은 19일 서울시장 경선 후보자 제2차 합동연설회를 열고 당내 경선 세몰이를 이어갔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서울 중계동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에는 몰려든 민주당 지지자 1000여명이 색깔별로 막대 풍선을 흔들며 지지후보를 응원했다.
손학규 대표는 축사를 통해 “네 분 중 어떤 분이 민주당 후보가 되어도 반드시 서울시장으로 직행할 것”이라며 “이 강당을 꽉 채운 것처럼 서울시를 민주당이 채우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첫 연설자로 나선 신계륜 후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주택정책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지난 10년 서울 주택정책은 무조건 밀어붙이고 콘크리트를 치고 사람들을 그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었다”며 “아파트 문제 등 주택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자신이 전날 밤을 새워 직접 작성한 8쪽짜리 정책 공약집을 언급하며 준비된 시장임을 재차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민주당 필승카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연설에 나섰다. 그는 “정책위의장으로서 전셋값 상한제, 무상급식법, 금산분리법, 한국은행법 등을 만들어 보편적 복지와 경제 정의의 틀을 다졌다”며 “기호 2번 김대중, 기호 2번 노무현, 이번엔 기호 2번 박영선으로 바꿉시다”라고 주장했다. 청중석에서는 ‘박영선이 나경원을 이긴다’는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추미애 후보는 자신의 성을 빗대어 “가을은 누구의 계절이냐, 바로 추미애 계절이다. 추풍을 일으키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민주당을 살리는 일, 민주당이라는 큰 나무의 뿌리가 흔들릴 때마다 종갓집 며느리처럼 저는 그 뿌리를 지켜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구 출신인 자신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민주당에 입당한 뒤 겪은 고초 등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천정배 후보는 ‘서울시장 시민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를 언급하며 “박 변호사가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제가 더 센 후보”라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경선 방식을 놓고 손 대표와 갈등을 겪었던 점을 의식한 듯 “제가 수없이 욕먹어가며 경선판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 손 대표께서 정의로운 복지사회를 말씀하셨는데, 제가 지난해에 먼저 말해 저작권이 있다”며 “하지만 손 대표님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저를 찍어주시면 저작권을 안 받겠다”고 말해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박 변호사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찾아 지지를 요청했다. 그는 “세상이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는데 시민사회가 기계적 중립으로 간다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면서 “참여당이 꿈꾸는 정치와 세상도 제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협력을 부탁했다.
이에 유 대표는 “박 변호사가 큰 리더십을 발휘해 야권과 진보적 시민사회 모두 박 변호사의 날개가 될 수 있도록 잘해 줄 것을 믿는다”고 화답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