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잔인한 9월’… 지지율 취임후 최저치·하원의원 보궐선거 패배
입력 2011-09-18 19:1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9월은 아주 잔인한 달이다.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를 경신 중이고, 민주당 텃밭인 뉴욕주의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 미 국민들 사이에는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됐더라면…’이라는 오바마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번 주에는 백악관 참모들의 불협화음에 대한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오바마 지지율은 뉴욕타임스(NYT)와 CBS방송 여론조사(10∼15일) 결과 43%로 나타났다.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WP) 조사 결과도 43%였다. 두 조사 모두 역대 최저치다. ‘미국이 제대로 가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70% 안팎이 ‘부정적’이라고 대답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바마 대신 클린턴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미국인이 34%나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인 3명 중 1명이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을 후회한다는 말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주 공개한 이 조사 결과는 오바마로서는 치욕적이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내년 대선 후보로 ‘클린턴 국무장관이 더 경쟁력 있다’라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블룸버그통신도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은 3년 전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했던 클린턴’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또 지난 13일 치러진 뉴욕주 특별선거(보궐)에서 패배한 데이브 웨프린 민주당 후보도 “유권자들이 양당 후보 간 대결이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로 생각했다”고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백악관 참모들의 경쟁과 불신, 분열 등으로 백악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을 폭로하는 저서(Confidence Men·신용사기꾼들)가 출간될 예정이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월스트리트저널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론 서스킨드가 고위 보좌관 등 200여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백악관 참모들의 난맥상을 묘사한 것이어서 오바마 리더십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에는 독일에서도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흑인 얼굴을 비하하는 간판이 세워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