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짧은 다리’들 발차기를 하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입력 2011-09-18 17:44
MBC 인기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가 세 번째 발차기를 날린다. 제목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전편의 성과가 대단했기에 방송가 안팎의 기대가 높다. ‘하이킥’ 1,2탄인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시청률은 각각 24.2%, 27.6%까지 치솟았고 숱한 스타를 배출했다. 과연 ‘하이킥’ 3탄은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시리즈는 우리 시대 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목에 담긴 ‘짧은 다리’라는 문구는 실패한 사람들을 빗댄 표현. 사업 부도를 맞은 가장 안내상과 극단적 스트레스로 조기 폐경 진단을 받은 아내 윤유선, 가세가 기울어 줄곧 해오던 아이스하키를 포기한 아들 이종석이 등장한다. 고시원에서 쫓겨나 학교선배 집에 얹혀살게 된 취업준비생 백진희, 노량진 고시생 고영욱 등도 ‘짧은 다리’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이다. 이들 외에도 탤런트 윤계상, 가수 이적 강승윤 등이 출연한다.
1,2탄에서 극중 특정 장소에 특별한 장치나 공간을 만들어 독특한 재미를 선보인 전례는 3탄에서도 반복된다. ‘거침없이 하이킥‘엔 집의 층과 층 사이를 연결하는 봉,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방과 방 사이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번 시리즈엔 집과 집을 잇는 땅굴이 등장한다.
지난 8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병욱 PD는 “이번 작품은 몰락에 관한 이야기다. 이 공간(땅굴)의 변화가 주제와 결부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땅굴이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처음에는 (안내상의 가족이) 빚쟁이에 쫓겨 도망가는 공간이지만, 나중엔 어떤 사람에겐 ‘마음의 감옥’이나 아늑한 도피처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전작과 달라지는 부분도 있다. 1,2탄에 모두 출연한 이순재로 대표되는 장년층 캐릭터가 이번엔 등장하지 않는다. ‘빵꾸똥꾸’ 진지희와 같은 아역 배우도 없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10∼40대다. 노인이나 아역 캐릭터로 코미디를 선보이는 ‘자기복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러워서일까. 김 PD는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저녁 시간에 하는 시트콤일 따름”이라며 “저녁 식사를 하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7시45분에 방송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