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간섭말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또 쓴소리
입력 2011-09-16 18:27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6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제8차 전체회의에서 정 위원장은 “정부는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정 위원장이 불만을 표출한 것은 지난 7월 전체회의에서 “지식경제부가 동반성장위의 역할을 한정짓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동반성장위가 지경부 하청업체냐”고 불만을 표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최 장관은 “동반성장이 정치적 구호,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정 위원장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위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위에 대해 부정적인 경제단체도 있고 정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일도 있었다”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반성장위가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위원들에게 중기 적합업종을 하루빨리 선정·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왜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는지 주목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논의만 할 수는 없다. 동반성장위가 과감하게 조정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경부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권한을 행사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정 위원장의 이러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기 적합업종 선정 발표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반성장위 정영태 사무총장은 회의가 끝난 후 브리핑에서 “1차 검토 대상 품목을 중심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의 조정 협의체를 가동 중”이라며 “몇 가지 세부 확인을 거쳐 9월 안으로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과 발표가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가능한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기 적합업종 선정 대상 항목은 218개로 그중 대기업 미진입 품목은 84개, 진입 품목은 134개다. 동반성장위는 두부, 고추장 등 45개 품목을 1차 검토 대상으로 정해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 사무총장은 “9월 중 결과가 나오는 품목이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협약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협의가 진행된 품목도 있다”며 “가능하면 오는 29일 동반성장종합대책 발표 1주년 이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