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세상, 신나는 디스코 록으로 노래해요”… ‘고고스타’ 2집 ‘블랙 코미디’ 발매

입력 2011-09-16 17:59


4인조 록 밴드 ‘고고스타’는 겉모습부터 특이하다. 짙은 눈 화장에 제각각인 헤어스타일, 화려한 액세서리까지 평범한 구석을 찾기 힘들다. 피에로처럼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무대에 서는 멤버도 있다.

밴드 음악도 독특하긴 마찬가지다. 록 밴드라면 으레 있는 기타리스트가 이 팀엔 없다. 대신 ‘FX’라는 생소한 포지션의 멤버가 팀의 한 축을 맡는다. FX는 흔히 ‘뿅뿅 사운드’로 불리는 전자음을 틀어 음악의 여백을 채워나가는, 일종의 DJ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런 라인업을 통해 고고스타가 추구하는 장르는 이름부터 생소한 ‘디스크 록’이다. 디스코처럼 신나고 록처럼 강한 사운드를 지향한다는 것인데, 2008년 데뷔 이후 독특한 음악과 무대 매너로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최근 정규 2집 ‘블랙 코미디(Black Comedy)’를 발표한 고고스타를 지난 15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팀의 리더인 이태선(27·보컬 및 키보드)부터 김선아(26·베이스), 이연석(25·FX), 김지훈(24·드럼)까지 온라인이나 방송에서 보던 것처럼 하나같이 독특한 외양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이들이 보여준 태도는 겉모습과 달리 차분하고 진지했다. 우선 음반 발매 소감을 묻자 “고고스타만의 확실한 색깔이 나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선아는 “우리 팀의 라이브 공연을 보신 분들은 1집 음반에 담긴 노래가 라이브에 비해 정적으로 녹음된 것 같다고 아쉬워하곤 했다”며 “그래서 이번엔 섬세한 사운드, 풍성한 사운드가 음반에서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연석은 “공을 들인 만큼 잘 나온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음반엔 더블 타이틀곡인 ‘쇼윈도’ ‘블랙 코미디’를 포함해 모두 12곡을 담았다. ‘블랙 코미디’라는 앨범명 자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조금은 어두우면서도 결코 무겁게는 안 느껴지는 노래들이다. 앨범명을 지은 이태선은 “주변에서 앨범명 잘 붙였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며 웃음 지었다.

“제가 개인적으로 블랙 코미디 영화를 좋아해요. 그런 류의 영화를 많이 본 편인데, 사람의 일상을 영화 장르로 바꾸면 블랙 코미디와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서 앨범명을 이렇게 짓게 됐어요. 전체적인 음반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고요.”

밴드의 화려한 비주얼 콘셉트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지훈은 “딱딱하게 서서 공연하는 것보단 겉으로 보이는 부분도 굉장히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아는 “앞으로 (독특한 분장이나 복장 등) 재밌는 것은 다 해볼 생각이다. 이런 부분은 무대에 오르는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는 특권이자 자유”라고 강조했다.

고고스타는 자신들 음악에 갖는 강한 자부심 못지않게 앞으로 있을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이들은 당장 17일 서울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여는 2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시작으로 개성 넘치는 무대를 선보여 나갈 계획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