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정책위의장 서울시장 출마 선언… 민주당 ‘후보 싸움’ 판 커졌다
입력 2011-09-16 16:35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이 15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경쟁이 흥미진진하게 됐다. 그의 출마선언으로 민주당 내부 경선은 천정배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이 참여하는 4파전이 돼 판이 커지게 됐다. 박 정책위의장이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경우 박원순 변호사와의 한판 승부가 세간의 주목을 끌 전망이다.
박 정책위의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부할 수 없는 순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왔다고 느꼈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1000만 시민과 민주당을 위해 서울시장 후보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서울시립대학교 등록금 반값 인하, 사교육비 인하,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의 착실한 실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새벽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장에는 10여명의 전·현직 의원을 포함해 당직자 등 수십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그의 출마를 이끌어 낸 것은 ‘중국집 울면 회동’과 젊은 전·현직 의원들의 10시간에 걸친 집요한 설득이었다.
우상호 민병두 이목희 김현미 전 의원, 이인영 김영춘 최고위원 등 전·현직 의원들은 전날 오후 여의도 한 중국집에 모여 울면을 시켜놓고 밤늦도록 출마를 강권했다. 울면 회동 참석자 외에도 스무명 가까운 서울 지역위원장들이 박 정책위의장을 돕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당내 경선을 흥행시키고 박 변호사와 견줄 민주당 후보는 당신뿐이다” “당이 어려울 때 나서야 한다”며 설득했다. 이 자리에서는 진솔하고 격정적인 대화가 오갔고 박 정책위의장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우 전 의원은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박 정책위의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최종 경선에서 박 변호사와 호각지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 전 의원은 민주당 486정치인 모임인 진보행동에 속해 있으며, 민 전 의원은 옛 DY계(정동영 최고위원), 이인영·김영춘 최고위원은 당권파로 각각 분류된다.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그는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사람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걸 잘 활용해 5∼10년이면 세상을 싹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