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환자役 ‘해피 엔딩’ 맘에 들었죠”… 종영 SBS극 ‘여인의 향기’ 김선아
입력 2011-09-15 17:48
“올 초 작가님 만났을 때 작가님이 ‘(6개월 시한부 선고 받은 연재가) 7개월 이틀째 살고 있다’는 내용으로 드라마를 끝낼 거라고 귀띔해주시더라고요. 처음부터 연재가 죽지 않는다는 엔딩을 알고 촬영에 들어간 셈인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결말은 드라마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어요.”
최근 종영한 SBS 주말극 ‘여인의 향기’에서 여주인공 이연재 역할을 맡아 열연한 김선아(36)는 드라마 결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지난 14일 서울 명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다른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대로 (방송 도중 극의 전개가) 왔다 갔다 하는 경우도 많은데, ‘여인의 향기’는 끝까지 계획한 대로 간 것 같아서 정말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선아가 연기한 연재는 서른 네 살의 여행사 말단 여직원. 담낭암 말기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회사를 그만두고 ‘버킷리스트(bucket list·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실행에 나선 인물이었다. 하루 한 번씩 엄마 웃게 해주기, 탱고 배우기, 웨딩드레스 입어보기, 첫사랑 찾기…. 소박하지만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버킷리스트였다. 드라마는 연재가 7개월 넘게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며 연인 강지욱(이동욱) 품에 안겨 미소를 짓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김선아는 “연재의 버킷리스트에 허황된 내용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에 ‘미안한 감정이나 사랑하는 마음을 앞으론 잘 표현하면서 살아야지’라는 결심을 한 적이 있어요. ‘여인의 향기’는 그때 생각했던 걸 상기시켜준 작품이었죠. ‘엄마 웃게 해주기’ 같은 목록은 가장 쉬운 것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잘 못하는 내용이잖아요(웃음).”
이동욱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챙겨줬다”면서 고마워했다. 김선아는 “동욱씨는 탱고 연습장에서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무뚝뚝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겪으면 겪을수록 귀여운 면도 있고, 애교도 있으신 분이었어요. 배려를 많이 해줘서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죠.”
수년째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자리를 지키는 그에게 그간 했던 역할 중 애착이 가는 캐릭터 몇 개를 꼽아달라고 했다. 김선아는 “3명이 있다”며 영화 ‘S다이어리’,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MBC), ‘시티홀’(SBS)에서 맡았던 역할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연재까지 (애착이 가는 배역이) 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