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복음이란 밥에 ‘맛있는 반찬’ 곁들여 전도

입력 2011-09-13 17:00


예술이 마음을 움직입니다/김요한 지음/KOREA.COM

“모든 예술 형식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바꾸어 드러내려는 시도와 같다. 교회의 과제는 ‘보이지 않는’ 복음을 어떤 형태로든 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동원해 구현하는 것이다. 방법과 기술에 성령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복음 전파는 일방적인 측면이 많았다. 상대방과의 교감 없이 ‘듣든지 말든지’ 전했다. 그 결과 상처받은 비기독교인이 많다. 이는 최근 청년세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김요한(45) 함께하는교회 목사는 문화 예술이 복음의 메시지를 말보다 더 깊은 감동으로 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복음은 전하는 사람 입장이 아니라 들어야 할 사람의 눈높이와 문화에 맞게 전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에드 영 목사의 분석처럼 ‘교회는 가장 위대한 메시지를 가졌으면서도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는 너무 자주 실패’했는지도 모른다. 모든 인간은 창조성을 지녔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이러한 창조성을 움직이는 도구가 문화 예술이라고 말한다.

1998년 교회를 설립한 김 목사는 지난해 문화 사역단체 ‘와플(WAFL)’을 세우면서 문화 사역에 뛰어들었다. 복음이 밥이라면 이 밥을 사람들에게 맛있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맛있는 ‘반찬’이 필요하다. 와플 사역은 반찬을 만드는 일이다. 신선하고 탁월한 문화 예술 재료를 사용해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와플은 문화 예술을 활용, 세상과 소통하고 감동을 나누는 공간이며 다양한 예술 분야를 가르치는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색소포니스트 대니 정을 비롯해 포크 그룹 해오른누리,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출연해 멋진 공연을 펼쳤다. 함춘호는 앙코르를 연호하는 관객 앞에서 ‘내 주의 보혈은’ ‘주의 친절한 팔에’ 등 찬송가를 편곡한 곡을 선사해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다수가 비기독교인이었던 이 자리에서 예기치 못한 경험을 선사했다. 관객 중 한 명은 연주를 마친 그에게 “평생 잊을 수 없을만큼 은혜로웠다”는 말을 했다.

최근 김 목사가 출간한 ‘예술이 마음을 움직입니다’에는 그의 문화 사역에 대한 철학과 방법 등이 절절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 생생한 사례들이 즐비하다. 저자는 교회의 문화 사역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김 목사는 책에서 위대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창의성을 사용하자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예술가’라는 명제를 반복한다. 저자에 따르면 기독교인의 예술가적 기질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다. 세상을 창조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창조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 목사에겐 독서와 여행,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는 것,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것, 다른 분야의 종사자와 만나는 것 등이다. 김 목사는 최근 오토바이 운전법도 배워 2종 소형원동기 면허도 땄다고.

그에 따르면 문화 사역을 위해서는 편견도 뛰어넘어야 한다. 문화적 접근 자체를 ‘세상적’이라고 터부시하는 선입견부터 버려야 한다. 문화의 주인도 하나님이라고 생각한다면 문화를 세상적이라고 비난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옳은 것을 찾아 좇되 그것이 과연 하나님의 기준에 의한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이야말로 가장 ‘세상적인’ 분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사랑하셔서 당신의 아들까지 세상에 보내셨으니 말이다.

저자의 주장은 명쾌하다. 크리스천은 문화를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세상 문화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오히려 문화를 통해 세상을 섬겨야 한다. 이웃의 탄식에 귀 기울여 반응하는 최고의 방식을 문화 예술로 본 것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