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서비스 요란한 말보다 정책이 중요”… 사회복지협의회 차흥봉 회장

입력 2011-09-06 19:40


차흥봉(68)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사회복지의 목표는 인간 사랑을 실천해 나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제12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7일 열리는 제22회 전국사회복지대회 대회장을 맡은 차 회장을 서울 공덕동 협의회 회장실에서 만났다.

차 회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할 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됐는데, 이제 그 법을 기념하는 행사를 책임지게 됐다”고 대회를 맞는 소회를 밝혔다.

사회복지의 날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공포된 1999년 9월 7일을 기념해 2000년 제정됐다. 전국 민간·정부 사회복지분야 관련 인사들은 이날 전국사회복지대회를 열어 사명과 결의를 다진다.

차 회장은 12년 전 이날을 ‘한국이 가난의 시대를 마감한 날’로 규정했다. 그는 “이전엔 생활보호법이 있었으나 사회복지 차원에선 유명무실했다”며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최저생계비를 보전하기 시작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사회복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회고했다.

복지부와 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의 주제는 ‘사랑·나눔·함께하는 세상’이다. 차 회장은 “이런 뜻을 실천한 사회복지인에게 포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장애아 재활시설인 ‘홍익재활원’을 출범시킨 임중기 선린복지재단 풀잎마을 원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아동복지 발전에 기여한 김득린 복지미래포럼 회장에게 대회장이 수여된다.

차 회장은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다시 지정하는 과정에서 탈락한 노인들이 자살하는 등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부딪힐 때 협의회가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지난 5일부터 경기도 광명에서 ‘좋은 이웃들’이란 시범사업을 개시했다. 지역주민과 지자체 공무원 등을 지역에 함께 파견해 독거노인 등 수급이 필요한데도 정부 수급대상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해진 사람들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이다.

차 회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복지논쟁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교육 등 공짜만 강조하는 복지정책은 자칫 혹세무민의 길로 갈 수 있다”며 “보편이니 선별이니, 말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복지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수혜 대상을 달리하는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