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단일화] 조직없는 개인… ‘安 신드롬’ 대선서 통할지 미지수

입력 2011-09-06 20:06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안 원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권에선 그를 유력 차기 대선후보군에 포함시키는 분위기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이제 어떤 정치 여론조사에서도 안 원장을 차기 후보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추석 연휴를 통해 ‘안철수 현상’이 확대·재생산돼 연휴 이후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여야 내부에선 이를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이 대선주자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월드컵 열기와 함께 등장했던 당시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나 2007년 대선 전 고건 총리 돌풍과 유사하게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대권을 쥐지는 못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은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불만은 늘 있어왔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특정 인물에 대한 급속한 쏠림 현상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됐다”며 “안 원장이 무소속 후보로 나선다면 홍보, 이슈 선점, 조직 동원력 등에서 기존 정당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친박근혜계 최경환 의원은 “(안 원장은) 종잡을 수 없는 사람 같다”고 말했다.

물론 안 원장의 돌풍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단순히 깨끗한 이미지 등으로 급부상했던 기존 제3후보들에 비해 안 원장은 ‘인생에 대한 감동’까지 가미돼 지지기반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안 원장이 지닌 콘텐츠는 이 시대상과 맞는다는 점에서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안철수 개인의 경쟁력을 조직의 경쟁력으로 확대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무소속보다 신당을 창당하거나 기존 정당에 편입돼 상생 효과가 나타날 경우 그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안 원장은 이날 제3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그를 위해 조직을 만들겠다는 사람들과도 일정 정도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기존 정당에 안 원장이 들어갈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은 “국회의원 후보나 서울시장 후보라면 몰라도 정당의 본령인 정권 창출과 연관된 대통령 후보를 영입하는 정당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대선주자로서 ‘안철수의 역량’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