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단일화] 박원순, 시민운동·인권변호사 활동… 재야서 ‘화려한 스펙’
입력 2011-09-06 20:05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시민사회단체와 재야 진보개혁 세력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기존 정치권을 뛰어넘는 ‘야권통합후보’로서의 자격 조건을 갖춘 셈이다. 박 상임이사가 가진 풍부한 콘텐츠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많다.
◇박원순의 경쟁력은=박 상임이사는 오랜 시민단체 경력과 과거 인권변호사 활동을 통해 쌓은 인맥과 명성이 가장 큰 자산이다. 정치를 하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서울시장 야권후보 경선이나 본선에서 필요한 조직과 참모그룹이 만들어질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그가 창립을 주도한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등은 어떤 형태로든 선거운동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 상임이사는 고(故)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1980년대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천서 성고문사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의 변론을 맡았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6일 “박 상임이사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한계가 맞지만 살아온 궤적 등을 살펴보면 어필할 포인트가 많다”며 “일주일만 지나도 지지율이 급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상임이사와 함께 활동했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메모광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자료 수집력, 분석력, 타고난 부지런함 등을 두루 갖췄다”며 “20년간의 시민단체활동을 통해 쌓은 콘텐츠는 서울시 행정의 근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으로 가는 길은 험난=그가 서울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야권통합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박 상임이사가 야권통합후보가 되지 못하고 한나라당 후보, 민주당 후보와 함께 3자 구도를 형성할 경우에는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 상임이사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안철수’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기는 했지만 현재로선 야권통합후보로 선출되는 게 쉽지 않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단일후보 선출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경선룰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야권통합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향한 큰 진전”이라며 일단 환영을 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선출 방식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정면 충돌하고 있어, 향후 야권통합후보 선출 방식을 둘러싼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박 상임이사 입장에서는 야권후보들이 모두 나와 한번에 승부를 내는 ‘원샷 경선’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이 당내 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선출한다면, 박 상임이사가 야권통합 경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거대 야당이 조직력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7일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1차 여론조사로 4명의 후보를 뽑은 다음, 2차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