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내일이 없어 보여도
입력 2011-09-06 18:05
누가복음 15장 4∼7절
우리 인생 가운데 반복되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출생과 죽음입니다. 나머지 일들은 형태가 다르긴 하지만 반복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자기 삶의 장래가 없어 보이는 것 또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반복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장래가 없어 보이는 일들이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에게도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독생자로 오셔서 여러 사역들을 했지만 사람들은 달라질 기미가 좀처럼 보이질 않았습니다. 예수님 사역은 장래가 불투명해 보였고 미래가 없어 보였습니다. 우리는 그런 경우 하던 일도 놓아버립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여전히 동일하게 일하셨습니다. 장래가 없어보여도 여전하다고 하는 것을 다음 두 가지 이유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로 예수님은 해야 할 일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100마리 양 중에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길 원하시고 이 세상에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는 것. 예수님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엔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할 일이긴 하지만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도 않고 미래나 소망이 보이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예수님은 이 어려운 일을 하셨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면서 쉽게 힘들어하는 것은 그 일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라기보다 미래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계속 나가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바로 믿음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믿음이 무너지면 해야 될 일 앞에서 망설이고 주저하고 약해집니다. 우리 가운데 믿음이 없이 하게 되면 해야 될 일들에서 점차 멀어지게 됩니다. 이럴 때 우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건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의 능력만이 우리의 믿음을 다시 세웁니다. 그 능력으로 세워진 믿음 때문에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 역사가 있게 됩니다. 믿음이 무너지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오늘 그 믿음을 소유하기 위해 십자가 하나만 붙잡고 나가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는 예수님이 여전히 하신 일은 작은 일이었다는 점입니다. 예수님은 작은 일을 계속해서 하셨습니다. 베드로의 장모를 고치고 삭개오를 만나주는 것 등입니다. 작은 일들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작은 일들은 참 만만치가 않습니다. 누군가 알아주지도 않고 칭찬해 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이런 일들을 계속 하셨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큰일을 원합니다. 큰일에는 명분이 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큰일만을 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일은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작은일을 맡기셨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우리 가운데 이루어져야만 하는 작은일 말입니다. 작은일들이 이 땅을 바꾸고 하나님께 영광 올리는 일의 시작이 됩니다. 초석이 됩니다. 오늘 내가 그 작은 일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은혜이고 축복입니다. 작은일이지만 오늘 그 일을 통해 큰일에 도전하고 열리는 역사가 우리 가운데 주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조영진 목사(서울 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