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카니스키나 경보 20km 3연패

입력 2011-08-31 18:45


러시아가 남녀 20㎞ 경보를 석권했다.

올가 카니스키나(26)는 31일 열린 여자 경보 20㎞에서 우승, 이 종목 세계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카니스키나는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물론 2008년 열린 베이징올림픽에서도 1시간26분31초의 올림픽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니스키나는 “마지막 결승 부근에서도 실격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승리를 확신하지 못한다”며 “그래서 굉장히 주의했다”고 말했다.

카니스키나는 또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도 함께 풀었다.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간하는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모델이었던 스티브 후커(호주·남자 장대높이뛰기),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남자 100m), 다이론 로블레스(쿠바·남자 110m 허들),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여자 장대높이뛰기)가 잇따라 실격하거나 우승을 놓치면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저주는 통하지 않았다. 대구의 무더위 속에서도 5㎞ 구간마다 1분씩 시간을 단축시키며 경쟁자들을 따돌린 카니스키나는 1시간29분42초의 성적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카니스키나는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에 대해 “표지모델인지 몰랐다”며 “(경기 전에) 알려주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미소지었다. 이미 남자 20㎞ 경보에서 발레리 보르친(25)이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는 여자 20㎞ 경보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남녀 경보 20㎞를 모두 휩쓸었다.

이처럼 러시아가 경보 강국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풍부한 선수층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찍부터 틈새 종목인 경보에 투자를 해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저변을 넓혀 우수한 선수를 많이 확보했다는 것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 황영조 마라톤·경보위원장은 “러시아는 톱 클래스 선수들이 많아 우승후보가 출전하지 못해도 대체 투입할 선수진이 두텁다”며 “일찍부터 경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한 것이 러시아를 경보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