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 엎드린 이재오 “친이·친박 이미 초월… 섬기는 자세로 일할 것”
입력 2011-08-31 21:39
“낮은 자세로, 섬기는 자세로, 정치를 처음 한다는 자세로, 그렇게 시작할 겁니다.”
3년반 만에 한나라당으로 복귀하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자세를 바짝 낮췄다. 이 장관은 31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오후 기자실에 들러 특임장관 1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선 자신의 복귀에 대한 당내 견제를 의식한 듯 “갈등·분열은 멀리하고, 화합·통합은 가까이하겠다”거나 “내 머릿속은 이미 친이·친박을 뛰어넘었다” “최소한 내가 계파 모임을 소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등 당 화합을 강조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박근혜 전 대표나 친박계 의원들과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도 안 하겠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 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시내를 돌아다니지 않고 지역구에 박혀 있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특임장관직의 최고 보람은 독도를 지킨 것”이라면서 “가장 아쉬운 일은 개헌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년 중임제는 변함없는 내 소신”이라며 “그걸 하려고 특임을 맡았는데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했다. 국회에 가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기업 총수들이 사재를 내놓는 건 참 대단한 일이지만 기업들이 그 돈으로 기업 안에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는 게 더 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2008년 4·9총선에서 낙선한 뒤 한동안 미국에 칩거했으며 귀국 후 2009년 9월 말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됐다. 이어 지난해 7월 28일 치러진 서울 은평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에 복귀했으나 11일 만에 특임장관으로 발탁됐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