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고향마당

입력 2011-08-31 19:40


청량한 하늘에 가을바람 들면

고향집 마당 한 켠 빨간 고추 널린 모습이 그려집니다.

짱짱한 햇볕에 널었다가 거두고 널었다가 거두고

아픈 허리 두드리며 수없이 고추를 뒤적이셨을 어머니

뒤적임 한 번에 자식 향한 기도 한 웅큼씩 들어있습니다.

추석이라고 바람처럼 휘익 다녀가는 자식들에게

어머니는 정성껏 말린 고추 자루에 꽁꽁 싸서 들려 주시겠지요.

“올 고추가 맵다 잉∼ !”

매운 고추 탓을 하며 어머니는 슬쩍 눈물을 훔치시겠지요.

글·사진=김수안(기독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