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주재 美 포드 대사, 반정부 시위 현장서 봉변
입력 2011-08-30 19:19
시리아 주재 로버트 포드 미국 대사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에게 봉변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홈페이지에 링크된 블로그 ‘더 케이블’이 29일(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지난 23일 수도 다마스쿠스 시내에서 한 시민이 아사드 대통령이 그려진 포스터를 포드 대사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 포드 대사는 경호원의 보호 아래 급히 차에 올라 큰 피해는 없었다.
포드 대사는 지난달 반정부 시위의 상징적인 도시인 하마를 깜짝 방문해 시리아 정부와 친정부 세력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이후 시리아 정부는 포드 대사에게 허가 없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벗어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다마스쿠스 이외 지역의 방문 요청이 세 차례나 허락되지 않자 포드 대사는 이날 시리아 정부에 사전 통보 없이 자셈 지역을 방문하려 했다고 더케이블은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 동영상을 조사했으나 진위를 당장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더케이블은 이 장면이 시리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모하메드 함쇼가 운영하는 한 방송국을 통해 방영됐다고 전했다. 함쇼는 아사드 대통령의 동생인 마헤르의 처남이다. 미국은 최근 민주화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이유로 함쇼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편 터키로 도피한 시리아 야당 인사들은 29일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체제 운동가들을 이끌 국가과도위원회를 설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원회는 총 94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의 사회학자이자 저명한 야당 인사인 부르한 갈리온이 맡았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