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황세원] 금융정보분석원 홈피, 구속된 前원장 버젓

입력 2011-08-30 18:43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FIU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고액 현금 거래 정보를 처음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정보력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FIU는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세탁 혐의 거래 정보 등을 수집·분석하고, 외화의 불법 유출입을 감시하는 기관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엔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예기치 않게’ 언론에 오르내렸다. 김광수 전 FIU 원장이 부산저축은행에서 떡값 명목으로 4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되면서다.

놀라운 것은 아직도 FIU 홈페이지(kofiu.go.kr)에는 물러난 지 두 달이 넘은 김 전 원장의 사진과 인사말이 그대로 있다는 점이다.

FIU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미처 고칠 생각을 못 했다”면서도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게다가 정부는 김 전 원장 후임을 임명하지도 않은 채 두 달 이상 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

이러한 ‘미온적인’ 대처에는 김 전 원장의 혐의를 가볍게 여기는 인식도 한몫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금융 당국 내부에서는 “누구든 그렇게 걸면 걸린다”라거나 “겨우 그것 받자고 비리를 저질렀겠느냐”는 식의 ‘동정론’을 감지할 수 있다.

FIU 원장을 지낸 한 금융계 고위 인사는 “상위 기관인 금융위원회 위원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는 자리”라고 했다. 그만큼 정보력과 권한이 크다는 것이다. 현 금융위원장, 은행연합회장, 서울보증보험·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이 역대 FIU 원장 출신이라는 점만 봐도 그 자리의 위상을 알 수 있다.

FIU 홈페이지에는 ‘금융 선진화는 깨끗한 자금, 투명한 거래, 신뢰받는 금융 시스템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다. ‘끈끈한 동류의식’보다는 막강한 정보력과 권한에 맞는 윤리관이 FIU 운영에도 우선해야 한다.

황세원 경제부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