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선거 비리] 돈 얘기 오간 자리 ‘郭 참석’ 밝혀져

입력 2011-08-30 22:59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 17일 ‘사당동 모임’에서 “(단일화 조건으로) 7억원을 달라”는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 측 요구를 거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곽 교육감 측이 먼저 돈을 줄 것을 약속했다는 박 교수 측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해학 목사는 30일 “당시 곽 교육감은 7억원을 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당시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상임대표였던 이 목사는 후보 단일화 중재를 위해 시민단체 측 대표 자격으로 동석했다. 하지만 이 목사의 발언으로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놓고 돈 얘기가 오간 자리에 곽 교육감이 직접 참석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셈이 됐다.

이 목사는 “당시 자리에 먼저 도착한 박 교수가 먼저 돈 이야기를 꺼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목사는 “박 교수 측 실무자가 ‘선거 과정에서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 사채까지 썼기 때문에 급한 불을 끄려면 돈이 필요하다’며 7억원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온 곽 교육감이 박 교수 측의 돈 요구 내용을 전해 듣고 자리를 뜨자 박 교수 측은 “지금 당장 현금이 없으면 언제까지 주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라”고 요구했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그러나 박 교수 측은 곽 교육감이 먼저 돈을 줄 것을 약속하며 사퇴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의 한 측근은 “곽 교육감 측이 17∼18일 이틀에 걸쳐 7억원을 보상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도록 돕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곽 교육감 측은 당시 사당동 모임에서 박 교수를 교육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해 줄 것과 서울교대 총장 선거에 출마하면 도와주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당동 모임’ 이틀 만인 19일 박 교수가 돌연 사퇴를 발표했고 곽 교육감은 진보 진영 단일 후보가 됐다. 이 목사는 “갑작스럽게 단일화가 성사되기까지 어떠한 배경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김상근 목사(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는 “단일화 발표 이후 돈 얘기가 오고간다는 소식을 듣고 이 목사에게 전화해 ‘그런 논의를 토대로 한 단일화라면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단일화 전 박 교수의 지지율이 곽 교육감보다 높았다는 소문에 대해선 “박 교수는 자신이 1위라고 나온 자료를 가져왔는데 대체로 우리 진보 진영에서는 곽 교육감으로 가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