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 北 대사관 괴한에 피습”…현지 북한인 의사
입력 2011-08-28 22:28
리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이 최근 수도 트리폴리 시내 교전 과정에서 괴한에게 공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북한인 의사가 말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오랜 기간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은 북한에 불만을 품은 습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리비아 서부 날루트 북한병원에서 만난 의사는 2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사관과 통신이 두절됐다. 며칠째 보고를 못했다”며 “대사관이 공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병원 상황을 유선으로 대사관에 연락을 해 왔는데, 트리폴리에 교전이 심해진 시기부터 두절됐다”고 덧붙였다.
병원은 북한에 의해 최근 3년간 운영돼 왔으며 현지인에게 무료진료를 해주고 있다고 이 의사는 설명했다. 의사는 50대 초반으로 옅은 푸른색 수술복 차림이었으며, 익명을 요구했다.
그는 북한에 불만을 가진 시민군이 아닌 괴한에 의해 대사관이 습격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렇지만 27일 트리폴리 현지 취재 결과 북한대사관이 있는 지역은 시민군에 의해 완전히 장악된 상태였다.
날루트는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약 250㎞ 떨어진 곳이다. 이곳엔 북한 의사와 간호사 약 15~20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대사관은 지난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 공습으로 피해를 봤다고 리비아 외무부에 성명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나토는 북한대사관 공격을 부인했다.
트리폴리=노석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