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미움 덜 받는 후보가 이긴다”… 서울시장 선거, 보·혁 박빙 승부 예상
입력 2011-08-28 19:44
“덜 밉게 보이는 후보가 이긴다.”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보수와 진보세력 간 박빙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어느 후보가 중도층을 더 흡수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도층의 투표행위 특성상 ‘예쁘고 잘난’ 후보보다는 ‘거부감이 적은’ 후보가 더 먹힐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여론조사기관들은 서울 부동층을 적게는 20%, 많게는 50%대까지 보고 있다. 리얼미터의 지난 19일 조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서울지역 정당지지율은 각각 42.0%, 25.9%로 나타났다. 이어 국민참여당(3.8%) 민주노동당(2.7%) 자유선진당(2.3%) 진보신당(1.0%) 창조한국당(0.6%) 순이었고, 부동층은 21.7%였다. 민주당과 다른 야당(선진당 제외)의 지지율을 합하면 34.0%로 한나라당과 8% 포인트 격차가 난다. 부동표 향배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보궐선거에서 여야 1대 1 대결이 펼쳐질 경우 24.0%가 한나라당, 23.4%는 야권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무응답층은 52.5%에 달했다.
통상 열성 지지층은 일찌감치 후보를 정한 뒤 거의 바꾸지 않지만, 부동층은 막판까지 지켜보다 표심을 정한다. 한 선거 전문가는 “아울러 우리나라 중도층은 보수와 진보의 극단 세력에 대해 ‘양쪽 다 꼴 보기 싫다’는 정치 혐오층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덜 미운’ 후보가 중도층에 어필할 것이란 얘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28일 “중도층이 지나치게 갈등을 초래하거나 대결을 부추기는 인물이 있으면 그를 심판하기 위해 적극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도 “박빙 승부라 중도층의 후보 선택에 TV 토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TV에서 비춰지는 이미지가 너무 극단적이면 오히려 득표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각 당은 이념적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은 외부 인사를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유인촌 대통령 문화특보,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 박용만 ㈜두산 회장과 맹형규 행정자치부 장관도 거론된다. 박 회장은 한나라당이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도 심각하게 영입을 검토한 바 있고, 맹 장관은 친박근혜계에도 거부감이 없어 화합형 인물로 꼽힌다.
민주당 주변에서도 안 교수와 함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조국 서울대 교수,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이 거명되고 있다.
한편 지난 25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직과 최고위원직은 물론, 내년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손병호 김나래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