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유럽 은행에 강제적 자금투입 필요”
입력 2011-08-28 22:03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로존의 재정·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유럽 은행들에 대한 강제적인 자금 주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불안과 관련해 고위 정책당국자의 경고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 중 하나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Fed) 연례 심포지엄에서 “대서양 양안의 유럽과 미국 정책당국자들은 높아지는 글로벌 경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사태의 전개는 세계 경제가 위험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 준다”며 “회복을 위한 방안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유럽은행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내면서 이들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강제적인 자금 투입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강제적인 자본확충(recapitalization)이 될 것인데, 우선 민간 자본을 유치해야겠지만 필요하다면 공적 자금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 잠식이나 정부의 간섭 등을 우려해 부실 은행들이 민간 자본 유치나 공적 자금 이용을 꺼릴 경우 강제적으로 자본 주입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경고인 셈이다.
저명한 경제예측가인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알렌 시나이 박사도 심포지엄에서 “세계 경제의 위험도가 높다”며 전 세계적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30%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자본이 잠식된 그리스 2, 3위 은행인 EFG 유로뱅크 아르가시아스와 알파 은행이 합병, 현지 최대 은행으로 재탄생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 은행의 이사회는 오는 29일 회동, 이 같은 내용의 우호적 협상을 승인하고 오후에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자산 규모가 1500억 유로에 지점 2000개, 예금 800억 유로를 가진 그리스 최대 은행이 된다. 새 은행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두 은행의 합병은 정부와 그리스 중앙은행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