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순한 의도 노골화하는 한진重 시위대
입력 2011-08-28 18:08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조남호 회장 처벌 등을 주장하는 시위대가 급기야 서울 도심을 차지했다. 그리고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시위대는 제4차 ‘희망버스’ 행사를 서울에서 갖기로 하고, 주말인 그제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가진 데 이어 어제는 용산구 한진중공업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도심 행진을 막는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면서 밤늦게 교통체증이 야기되기도 했다.
이들이 4차 행사 장소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있는 부산이 아니라 서울로 정한 데에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최대한 정치현안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나아가 대정부 투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독립협회가 1898년 정부에 국정개혁 등을 요구하기 위해 개최한 ‘만민공동회’를 시위대가 서울집회의 명칭으로 사용한 점은 하나의 사례다. 또 ‘MB 네가 해결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한 것이나 시위대 중 소수가 청와대가 내려다보이는 인왕산에 올라가 시위한 점도 이들의 목적이 단순히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있지 않다는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경찰은 어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물대포를 발사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때 사용한 이후 3년 만이라고 한다. 엄정 대응하겠다는 경찰의 자세가 읽힌다. 불법 시위 주도자와 취재기자 등에게 폭력을 행사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도 분명히 했다.
거듭 지적하지만, ‘희망버스’ 시위대 대부분은 노사 합의로 한진중공업 경영이 정상화돼 가는 과정에 끼어든 제3자다. 한진중공업 조 회장이 지난 10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놓은 뒤 국회에 출석해 조기 경영 정상화를 약속했음에도 억지논리를 펴면서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지금까지의 추이로 볼 때 이들의 시위는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 경찰은 사회기강 확립 차원에서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시위대에게 황당한 수모를 당한 경찰이 또다시 무기력함을 보인다면 공공의 안녕과 질서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