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도전·패기’ 젊음의 풋풋함과 만난다… 창작스튜디오 작가들 전시 잇따라
입력 2011-08-28 17:37
한국미술의 미래를 열어갈 작가들의 작업실로 운영되는 미술 창작스튜디오는 전국에 40여개가 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간 이곳에 입주하는 작가들은 내일을 꿈꾸며 작업한다. 곁눈질 하지 않고 작품에 매달리는 작가들의 실험과 도전이 풋풋하다. 창작스튜디오 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라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패기 넘치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난지 창작스튜디오 ‘백년몽원(百年夢源)’=2006년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 건립된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 창작스튜디오는 이곳이 이전에 정말 쓰레기 섬이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주변 환경을 변화시켰다. 이곳 난지갤러리에서 9월 4일까지 열리는 ‘백년몽원’은 미술계에 만연한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찾고 변화를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전시다.
‘백년몽원’은 안견 ‘몽유도원도’의 몽원과 한 개인의 생애 기간인 100년을 합성한 단어. 지나간 서구의 100년과 한국의 100년을 반성하고 다가올 100년의 비전을 제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무한 경쟁주의, 상업적 자본주의의 폐해를 목도한 30대 입주 작가 24명이 참가한 전시로 자신의 삶의 토양에 기반을 둔 작가주의적 성향의 작품세계를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강승희 작가는 한국적 사유를 담은 병풍 그림을 선보이고 권순관 작가는 서울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의 삶의 패러독스를 사진으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박은영 작가는 한국 도시문명의 기괴함을 설치미술에 담아냈으며 안두진 작가는 한국적 색채로 정치권력을 표현했다. 난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김기라와 이진명 독립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다(02-308-1071).
◇금호미술관 ‘프로포즈 7전(展)’=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 및 고양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들과 금호미술관의 이천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들의 공동 전시로 9월 18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프로포즈 7전’이라는 타이틀 아래 ‘제안과 새로운 만남’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전시에는 젊은 작가 7명의 사진, 회화, 설치, 조각 등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미술관과 사립미술관이 함께 기획한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 선정 과정이 이채롭다. 기존 전시회와 달리 미술계 인사가 아닌 여행 건축 음악 디자인 영화 패션 공연 미술 등 문화예술 관련 전문지 편집장과 기자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해 참여 작가를 선정했다. 미술과 다른 분야에서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실험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선발된 작가는 건축물의 단면을 보여주는 김도균, 빗물사진을 찍는 이예린, 갖가지 장식물을 진열하는 양진우, 사소한 물건으로 음향기기를 만드는 최종하, 자신의 수집물을 드로잉하는 차영석,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를 조각하는 이지숙, 자연과 인공이 결합된 공간을 설치하는 양주희 등이다. 출품작들이 다분히 실험적이지만 기성 작가들에게서는 발견하지 못하는 신선함이 있다(02-720-5114).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