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다시 감원 칼바람… 직원들 “일할맛 안난다”
입력 2011-08-22 19:22
미국 금융중심가 월가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사기가 저하된 직원들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진 금융서비스를 받는 고객들도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올 들어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경기 악화로 인해 떨어진 수익성을 만회하고 사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크레디트스위스(CS)가 2분기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지난달 전체 인력의 4% 수준인 2000명 이상을 구조조정한 데 이어 올 초 50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한 HSBC가 내년 말까지 2만5000명을 더 내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8일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3500명 감원 계획을 공개했다. 이 밖에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 뱅크오브뉴욕멜론 등도 수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고용정보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는 BoA 감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금융 부문 감원 규모가 1만8252명이라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6%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해고 돌풍은 지난해 마련된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임금 지급 구조가 바뀐 것도 한몫했다. 스톡옵션 등 보너스보다는 기본 월급 비중이 커지면서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 이에 따라 주 감원 대상은 업무 숙련도가 높은 고액 연봉자가 많다. 자연스럽게 이들 자리를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채워 금융서비스 질은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더 많은 책임감과 근무시간을 요구받는 직원들의 사기 역시 떨어지고 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