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찾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금강산 사업 표류 등 어려움 속 길을 묻다
입력 2011-08-22 09:04
지난 6월 16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신사옥 동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현대그룹 신우회 예배. 시작 30분 전인 오후 6시부터 신사옥 1층 카페테리아는 예배에 참석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예배시간이 가까워오자 다과를 먹으며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사이로 현정은 회장과 맏딸 정지이 전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 여사를 비롯해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이자 아트센터 나비 대표인 노소영씨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이 예배를 축하하고자 참석한 삼성그룹 신우회 멤버들도 눈에 띄었다. 현대그룹 연합 신우회 1주년을 기념하는 예배인데다 현 회장이 참석해서인지 축제 분위기였다.
현 회장은 예배에 참석키 위해 모인 사람들과 밝은 표정으로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현 회장에게 “(하나님) 영접을 축하드린다”는 덕담을 건냈다. 현 회장은 “감사합니다”며 화답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예배에서 현 회장은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행사를 진행했던 한 관계자는 22일 “당시 회장님께서 예배에 참석해 사람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신 것은 처음이자 이례적인 일”이라며 “회장님 개인적으로도, 연지동 신사옥에 둥지를 튼 그룹 차원에서도 여러 모로 기념이 될 만한 자리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예배에 참석했던 현 회장의 지인들은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어가는 현 회장이 대북사업 중단 위기 등 숱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하나님을 영접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현 회장은 온누리교회의 ‘크리스천 CEO포럼’에도 참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사업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현 회장이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기독교계에서 현대그룹이 처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를 많이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신앙이 독실한 현 회장의 어머니 김문희 여사 등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심적 고뇌에 시달리는 현 회장에게 신앙을 가질 것을 강하게 권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 친정은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이다. 또 현대그룹 가문과 기독교의 인연은 많은 편이다. 고 정주영 회장은 말년에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에게 세례를 받았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