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가스관 연결’ 급물살

입력 2011-08-22 18:28

북핵 문제로 지지부진하던 남·북·러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달 초 한·러 외교장관 회담에서 집중 논의됐고 23∼24일 예정된 북·러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데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긍정적 평가’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2일 오전 참모들과 회의를 갖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방러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러시아 정부와 수시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북·러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프로젝트는 지난달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는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북한을 거쳐 남한에 들여오는 사업으로,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 루트를, 남한은 에너지 수입원을 확보하게 된다. 또 북한은 가스관 사용 대가를 받을 수 있어 3자 모두 관심이 높지만 2008년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추진되지 못했다.

지난 6∼8일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던 김성환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남·북·러 3국이 모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올 경우 새로운 남북경협 대화 채널이 생기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몽골 일간지 어뜨링소닝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내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여할 기회의 문은 열려 있다”며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의 동결과 폐기 의사를 분명히 하고,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천명할 획기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울란바토르=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