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없는 獨 30세 여성의 ‘K팝 사랑’

입력 2011-08-21 19:17

지난 20일(현지시간) 밤 독일 수도 베를린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K팝의 밤’ 행사는 한국 가수는 없었지만 독일에서도 한국 가요의 인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8시부터 시작됐지만 2시간 전부터 입장을 위해 이미 100명가량이 길게 줄을 섰다. 행사 주최 측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200명으로 입장을 제한했음에도 300명 이상이 행사장에 들어올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날 행사는 지난 6월 SM타운의 파리 공연 이후 독일 내 K팝 팬들의 성화에 못 이겨 주독일 한국문화원이 마련한 독일 내 첫 K팝 이벤트였다.

이날 행사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은 하반신이 없는 에스터 클룽(30·여)씨의 열정이 녹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스피나 피비다(spina bifida·척추이분증)라는 병을 안고 태어난 그녀는 한국 음악과 문화를 독어와 영어로 소개하는 웹 매거진 케이 컬러스 오브 코리아(K-Colors Of Korea·www.k-magazin.com)를 지난해 초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클룽씨는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뒤 2001년부터 잡지 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3년 전 유튜브에서 슈퍼주니어의 노래를 접하고 K팝에 빠져들어 웹 매거진을 창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한국문화원과 이날 행사를 함께 기획했고, 휠체어를 탄 채 무대를 오르내리며 사회를 보는 등 K팝 광팬으로서 열정을 뿜어냈다.

클룽씨는 “K팝이 독일을 비롯해 유럽 여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특히 한국어가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인들은 프랑스인 영국인 등과 달리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을 뿐”이라며 “K팝 팬이 급속도로 늘고 있으며 이미 수백개의 팬클럽과 수천명의 팬들이 독일에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