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직 건 오세훈] 전문가들 “20% 안팎 많아야 30%… 33.3%는 넘기 힘든 벽”
입력 2011-08-21 22:57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은 투표율과 관련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선거 전문가들은 20% 안팎, 많아야 30%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개함 최소 투표율(33.3%)이 나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슈의 한정성=투표율을 저조하게 할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한 전선이 형성되기 어려운 ‘무상급식 지원 범위에 관한 투표’라는 점이다. 또 무상급식에 관심 있는 연령대는 초·중학생 자녀를 둔 유권자로 한정될 가능성이 있고, ‘공짜 혜택’을 막으려고 투표장을 찾을 사람이 많지 않을 거란 점이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사안 자체가 오랜 기간 시민들에게 피로감을 준 측면이 있는 데다 투표 자체를 모르는 시민이 많아 투표율은 높아야 20%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있다. 지난 총선 때 여당 의원들이 얻은 표를 지역별 전체 유권자 수로 나눠 환산하면 그 답답함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시 서울 지역 전체 48개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얻은 득표율은 22.5%에 불과했다. 전체 48개 지역구 중 33.3%를 얻은 지역은 하나도 없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여야가 총력전을 편 재·보궐 선거는 보통 투표율이 40% 정도 나온다. 여권, 야권 각각 절반씩 투표했다고 단순 가정하면 이번 투표는 20%를 넘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불리 변수들=보수와 진보 진영의 선거운동 방식도 투표율 상승 요인이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 진영의 ‘투표에 꼭 참여하자’ 캠페인은 종전 선거들에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한나라당의 전폭적 지지가 없고, 선거비용이 보전되지 않는 주민투표 특성상 서울시 운동원들의 활동은 구석구석에까지 미치지 못했다. 진보 측은 ‘투표 불참’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한다’가 40.3%로 나왔다. 실제 투표에선 보통 이보다 10% 포인트 떨어지는 투표율이 나온다. 보수 측 캠페인이 크게 플러스 요인이 되지 못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시장직 연계 발표로 5% 이상 투표율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정치적 쇼’로 비쳐 커야 3~4% 상승에 그칠 거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몰표를 안겨줬던 ‘강남 3구’의 투표율이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강남 지역 폭우 피해로 민심이 등 돌렸다는 의견과 상당수 ‘고정 지지층’이 투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순수한’ 진보 성향 유권자도 변수다. 오 시장 심판을 내세우며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을 높일 수도 있다.
김경택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