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前 교복집 주인 찾아주세요”

입력 2011-08-21 19:05


40여년 전의 빚을 갚고 싶다는 사연과 돈이 든 우편물이 전남 장성군에 배달돼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장성군에 따르면 지난 18일 ‘45년 전 교복집 사장님과 양복점 사장님을 찾아 달라’는 사연의 편지와 함께 50만원권 수표 2장이 든 우편물이 배달됐다.

서울 상월곡동에 사는 박모씨가 보낸 편지에는 1966년쯤 장성에서 1년간 머물면서 겪은 사연이 적혀 있다. 박씨는 “당시 황룡면 황룡리의 조그마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모아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면서 여름 교복을 단체로 맞췄는데, 그때 교복 대금을 완불하지 못한 채 떠났다. 또 장성역에서 황룡 방면으로 가는 길 왼편의 한 양복점에서 여름 양복을 맞추고 이 역시 대금을 지불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아주 오래 전 일이라 사장님들 이름도, 상호도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며 “두 분을 찾아 50만원씩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박씨는 “이분들께 죄송한 마음으로 10년 전 장성을 찾았지만 모든 것이 변해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며 “지금쯤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쯤 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현재 편지 속 돈의 주인을 수소문하고 있으며, 찾지 못할 경우 사연을 주신 분의 뜻에 따라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성=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