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0일 러시아 방문 유력…국정원, 정보위서 “임박했다”
입력 2011-08-19 23:08
국가정보원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황진하,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로 출발하는 시간은 20일 아침이 유력하다. 그런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도 “김 위원장이 내일 아침에 열차를 이용해 북한을 출발해 국경지대에 있는 하산에 진입한 뒤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세르게이 다르킨 연해주 주지사가 하산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만날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최근 활동 중 두 가지 특이사항이 있다”며 “하나는 김 위원장이 평양 주변 등 가까운 쪽으로 이동하고 원거리 이동을 최대한 줄이고 있는데 이는 건강상 이유인 것 같다”고 보고했다. 이어 “두 번째는 군수산업시설 등 경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주로 방문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평양 위주 방문은 지난해 21회에서 올해는 58회로 늘었다.
후계자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 동향과 관련해서는 “북한 원로간부들이 김정은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북한 매체를 통해 오래 방영하는 등 원로급의 충성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내부 동향으로 “내년 김일성 전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세습공고화 체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당·정·군 고위간부에 대한 비리와 부정부패 색출작업을 하면서 특수전 부대인 폭풍군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강경파인 김영철 정찰총국장, 이영호 총참모장의 권위가 강경하고 입지가 강화된 점이 확인됐다”고 했다.
한편 원 원장은 국민일보가 단독 보도한 서울 도곡동 관저 논란에 “올 상반기 몇 개월간에 걸쳐 내곡동 청사 내 관저를 수리하는 동안 주로 사저에서 지냈다”며 “동선을 가급적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도곡동 안가에 두 번 갔다”고 해명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들은 밝혔다.
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국정원장 관저 같은 사안이 어떻게 여권 내부에서 흘러나올 수 있는지를 따졌고, (원 원장은) 반드시 (경위를) 규명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여권이 아니라 내부 제보자”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원) 내부 기강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기영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