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경기-남자 경보 20㎞] 김현섭 “한국육상 자존심 걸고 걷는다”
입력 2011-08-19 18:51
남자 경보 20㎞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주최하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게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대표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는 김현섭(26·삼성전자)이다. 김현섭은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경보의 역사를 새로 써왔다. 2004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경보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고 2007년에는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20㎞ 경보에서 1시간20분대에 진입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한국 기록을 1시간19분대까지 단축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연달아 한국 기록(1시간19분31초)을 경신하는 등 해가 갈수록 기량이 나아지고 있다.
국제대회에서도 김현섭은 2005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챌린지 대회에서 8위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톱 10에 들었고, 그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섭은 특히 올해 2월 미국 육상잡지 ‘트랙 & 필드’가 육상 각 종목 선수들의 지난해 기록을 비교한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3위에 뽑혔다. 물론 김현섭의 기록은 세계기록과는 현격한 격차가 난다. 국제무대에서는 1시간 17∼18분대를 뛰는 선수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김현섭의 메달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중국세다. 올 시즌 20㎞에서는 중국 선수들이 시즌 랭킹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왕젠(20)이 1시간18분30초, 추야페이(23)가 1시간18분38초, 첸딩(19)이 1시간18분52초를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세계기록(1시간17분16초) 보유자인 블라디미르 카나이킨(26)과 올 시즌 4위인 발레리 보르친(25)이 나선다.
하지만 홈그라운드인 대구에서 열려 경쟁자들보다 지리에 익숙하고 기후 적응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에서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표팀도 당초 김현섭을 경보 20㎞와 50㎞에 출전시킬 예정이었지만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체력과 집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20㎞에서만 뛰도록 방침을 바꿨다. 남자 경보 20㎞ 결승은 28일 오전 9시에 열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