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고·비난 여론 들끓자… 은행들 “실수요자 대출 재개”
입력 2011-08-19 18:39
가계대출 중단을 선언한 일부 시중은행들이 입장을 선회해 실수요자 대출을 재개키로 했다. 금융당국의 경고와 비난 여론을 의식한 행보다.
농협중앙회는 19일 오전 각 지점에 “용도가 분명한 건에 대해서는 신규 대출을 실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 각 지점이 자의적으로 대출을 중단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은행을 방문한 손님을 돌려보내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 등도 서민 대출이나 전세자금 등 실수요자 대출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출 심사를 엄격하게 할 뿐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당국이 연간 목표치를 제시했다고 은행들이 갑자기 대출을 닫아 버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은행들의 대출 중단 조치가 철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 각 영업점에서 우선순위를 따져 불요불급한 대출은 자제하고, 서민을 중심으로 꼭 필요한 대출은 이뤄지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지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당국의 가이드라인(전월 대비 0.6%)을 넘어선 상태여서 서민들의 대출 체감 정도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농협은 지난 17일 이미 전월 대비 가계대출이 4941억원(0.84%) 늘었다. 신한은행도 증가율이 0.57%에 달했다.
한편 권 원장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생명·손해보험 사장 14명과 회동한 자리에서 “변액보험 해약 시 환급금이 지금보다 많아지도록 환급률을 개선해야 한다”며 “보험업계가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하지 말고 공정 사회를 위해 일조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