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도 “알아사드 물러나라”… “시리아 정부군, 시위대 19명 사살”

입력 2011-08-20 01:01

시리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커지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알아사드에게 퇴진을 충고했다.



무바라크는 알아사드가 국민의 뜻에 따라 퇴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이집트 관영 일간 ‘알 곰후리아’가 무바라크 측근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바라크는 입원 치료 중인 카이로 인근 국제의료센터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바라크는 지난 1~2월 이집트 시민혁명 기간 시민을 살해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알아사드가 당장 무바라크의 조언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시리아의 유엔 대사인 바샤르 자파리는 “외교 전쟁을 걸어온 것”이라며 미국 등을 비난했다. 그는 “서방이 1900년대 초 시리아가 저항한 데 대한 오래된 원한을 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될 경우 알아사드는 모종의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바라크의 말대로 사퇴하거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처럼 서방과 무력 충돌을 벌여야 한다. 시리아를 상대로 한 서방의 군사작전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지만 그렇다고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알아사드는 자국민 학살을 멈추고 국제사회와 타협을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지금까지 2000여명의 사망에 대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을 것이다. 알아사드는 17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군사 공격을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19일 홈스 등 시리아 도시에선 정부군의 무력진압으로 시위대 19명이 사살됐다고 현지 인권 활동가들이 주장했다.

한편 영국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은 시리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의안 채택은 그러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은 시리아 사태의 진상 파악을 위한 대표단을 주말 파견한다. 유럽연합(EU)도 시리아에 대해 석유 금수 등 경제 제재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EU 집행위원회가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