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자동차 연비 표시제, 미국식으로 바뀐다

입력 2011-08-18 18:45

엉터리 자동차 연비 표시 제도가 실제 운행 상황을 다양하게 반영하는 미국식으로 완전히 바뀐다.

지식경제부는 공인 연비가 실제 주행 여건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활용하는 ‘5-사이클(Cycle)’ 방식을 적용한 새 연비표시방식을 내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현행 연비표시 제도는 시내주행 상황(총 주행거리 17.85㎞, 평균 주행속도 34.1㎞/h, 최고속도 91.2㎞/h)에서만 측정한 결과를 반영하기 때문에 표시되는 연비와 소비자가 체감하는 연비 간 20%가량 차이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달리 ‘5-사이클’은 시내 주행뿐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 저온 조건(-7℃) 주행 등 총 5가지 상황을 감안해 연비를 계산한다.

지경부는 내년부터 ‘5-사이클’ 방식으로 산정한 수치를 공인연비로 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연비표시제도가 바뀌면 공인연비는 평균 20%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5-사이클’ 방식으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자동차 30종을 시험한 결과 실제 표시된 연비보다 시내주행시 평균 21.1%, 고속도로 주행시 29.7%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차 모닝의 경우 공인연비가 ℓ당 18㎞로 표시돼 있지만 실제 연비는 12.7㎞였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공인연비가 17.8㎞지만 실제 연비는 12.4㎞에 불과했다.

지경부는 장기적으로는 ‘5-사이클’ 방식의 5가지 상황에서 측정된 연비를 모두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지경부는 이와 함께 자동차의 에너지소비 효율 등급 판별 기준도 상향 조정해 1등급 비중을 현재 17% 수준에서 10% 내외로 축소할 예정이다.

지경부는 “에너지 효율등급제도는 2007년 이후 개정되지 않아 최근 3년간 1등급 비중이 9%에서 17%로 증가하는 등 변별기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