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트리폴리 8월내 입성”… 알자위야 대부분 장악 카다피군도 거센 저항
입력 2011-08-18 18:31
리비아 반정부세력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있는 수도 트리폴리로의 진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정부세력은 이달 말까지 트리폴리에 입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반정부세력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도시 알자위야를 대부분 장악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위야는 트리폴리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러나 카다피 측 정부군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군 저격수들은 병원 등 주요 민간시설에 숨어 총을 쏘며 반정부세력의 동진을 저지하고 있다. 알자위야에는 정부군의 폭격도 계속되고 있다.
동부 지역에서도 반정부세력이 정부군을 밀어내고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미스라타는 최근 반정부세력에 의해 장악됐다. 정부군과 반정부세력은 현재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140㎞ 떨어진 진탄에서 전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약 60㎞에 위치한 가리얀은 지난 주말 반정부세력 손에 들어갔다. 대부분 물자가 이곳을 거쳐 트리폴리로 전달됐으므로 카다피로서는 보급망이 끊긴 셈이다.
서방의 반정부세력 지원도 늘고 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요청에 따라 무인공격기 2대를 리비아에 추가 파견했다. 무인기는 정찰 활동을 위한 것이지만 필요한 경우 폭격에 가담할 수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월부터 1200차례 리비아 폭격작전에 참여해 242차례 폭탄을 투하했다고 말했다.
반정부세력은 카다피 축출 이후에 대비해 집권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반정부세력은 카다피 퇴진 뒤 8개월 안에 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다. 총리를 한 달 내에 임명하고, 두 달 안에 헌법 초안을 작성한다. 국가과도위원회(NTC) 본부는 동부 벵가지에서 트리폴리로 옮겨지게 된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은 “현재 카다피와 아무런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가 리비아를 떠나지 않는다면 강제로 내쫓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