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프테이션스의 키보디스트 지노 박 "나는 찬양사역자다" 무대 준비

입력 2011-08-18 15:32


[미션라이프]록에 비틀스가 있다면 소울에는 ‘템프테이션스(The Temptations)’가 있다고 말한다. 템프테이션스는 1960년부터 활동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5인조 그룹으로 지난 50년간 알앤비, 비밥, 펑크, 디스코, 소울 등 흑인 대중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알앤비 음악’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 모타운 레코드사에 첫 그래미상을 안겨줬으며 ‘빌보드 100위 차트’에서 4번, ‘빌보드 리듬앤블루스’에서 14번 1위했다. ‘Ain't Too Proud to Beg’ ‘Papa Was a Rollin' Stone’ 등이 유명하고 한국에서는 영화 ‘마이걸’의 OST로 쓰인 ‘마이걸’이 잘 알려져 있다.

이 그룹에서 키보디스트로 활동했던 재미교포가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 그것도 대중음악계가 아니라 기독교음악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재즈피아니스트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지노 박이다.

본인을 선교사라고 소개하는 그는 18일 자신의 음악적 재능, 그리고 영성을 한국의 찬양사역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음악 실력은 많은 것을 선사했다. 유명했고 돈도 잘 벌었다. 잘 나갈 때는 한달에 6000~7000만원씩 들어왔다.

지노 박은 미국 이스트웨스트 처치 등에서 찬양사역도 했다. 하지만 찬양보다 대중음악의 비중이 컸고 그에 따른 열매도 대중 음악 쪽이 더 많았다. 그러다보니 사역자라는 말은 무색해졌다. 사업가가 돼 있었다. 그것이 어느 날 지노 박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갑자기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음악 덕분에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지만 이것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미국에서 쌓은 기득권, 명예, 돈을 모두 포기하고 올 초 한국으로 왔어요.”

지노 박은 내 나라 한국이라면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일단 크기에 상관없이 각종 집회의 찬양 사역자로 나섰다.

국회의 작은 기도 모임을 비롯해 극동방송, 광은교회, 예수사람들교회, 광주 금광교회에서 예배사역자로 섰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 예배사역을 전수해주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의 예배사역 방식은 독특하다. 교회에서 초청을 하면 최소한 4일 전에 해당 교회를 찾는다. 그곳의 찬양사역자와 함께 연습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실력 향상을 위해 조언해준다.

또 영성과 은사도 공유한다. 초청 당일에는 두 번 무대에 오른다. 교회 사역자들과 함께 예배를 인도하고 지노 박의 찬양팀이 단독으로 예배당에 선다.

그는 “반주자, 찬양사역자는 많지만 실제 목회와 교회를 이해하는 반주자는 거의 없다”며 “음악뿐만 아니라 영성도 나눠 예배를 이해하고 목회자와 동역하는 예배사역자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노 박은 특히 작은 교회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작은 교회일수록 음악과 예배의 실제를 경험할 기회가 더 없다”며 “할 수 있다면 함께 만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노 박은 본격적인 예배사역을 위해 한국에 ‘지노 박 앤 더 굿 프랜즈’라는 찬양공동체를 결성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팀과 같은 이름이다. 향후 국제무대에서 같이 서는 날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외에 학교에서도 예배사역을 전한다. 지노 박은 서울 사직동 기독교음악대학(총장 김행기)에서 ‘경배와찬양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노 박은 또 다른 꿈도 꾼다. ‘오픈 마이크’다. 미리 예약만 하면 누구나 무대에서 노래 연기 코미디를 보여줄 수 있는 라이브쇼다. 최근 한국에 불고 있는 오디션 열풍을 따른 것이다. 따라간다기보다 교회 젊은이들을 대중 무대에 빼앗기는 것이 안타까워서라고 했다.

“교회에 끼 있는 젊은이들 많이 있어요. 이들이 끼와 열정을 발산하도록 공간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에요.”



오픈마이크는 지노 박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아틀란타 오픈마이크의 명소 ‘아파치 카페’에서 동양인으로 유일하게 ‘굿굿굿’ 코너를 맡았었다. 이 카페는 미국에서 연예인이 되고자하는 젊은이와 이들을 픽업하려는 연예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지노 박은 “장소를 확보해 이르면 연내 오픈마이크를 시작하겠다”며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상금도 1억 원 정도 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이 마음속에 오픈마이크에 대한 소망을 강하게 주셨다”며 “나는 못하지만 하나님은 하실 것”이라고 확신했다(02-730-7651).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