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러 귀화’ 직접 밝혀… “더 나은 환경서 운동하고 싶다”
입력 2011-08-17 18:29
‘쇼트트랙 황제’로 군림했던 안현수(26)가 직접 러시아 귀화 사실을 확인했다.
안현수는 17일 자신의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를 통해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운동을 좀더 나은 환경에서 마음 편히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결정(러시아 귀화)을 내리게 됐습니다”고 밝혔다.
안현수는 이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했고, 제 결정에 대한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며 “제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한번 원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현수는 지난 4월 러시아행을 선택할 때부터 귀화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안현수는 이날 글에서 “제가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으로 소멸된다고 들었다”며 “처음에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이중국적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알고 있어 귀화는 아니라는 말도 했다”고 설명했다.
안현수는 2003년부터 5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는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한체대 출신인 안현수가 한체대와 비(非)한체대 간 파벌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무릎 부상까지 겹치며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대표로도 발탁되지 못했다. 더욱이 소속팀이던 성남시청 빙상팀마저 해체수순을 밟자 러시아로 발길을 돌렸다.
안현수의 귀화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대부분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게 돼서 다행이라는 의견을 보내고 있지만 일부는 귀화를 재고해달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