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체제 정비 완료… 부정부패·종북좌익과의 전쟁

입력 2011-08-17 17:57

지난 16일 시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한상대 검찰총장 체제는 정비가 끝났다. 한 총장은 새로 포진한 수뇌부들을 중심으로 조직 안정화를 꾀하는 동시에 취임식 때 공언한 ‘부정부패’와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 발표는 당초 예상보다 며칠 앞당겨 단행됐다. 그만큼 검찰이 맞닥뜨린 현안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부정부패’와의 싸움에서 당면 과제는 부산저축은행 수사다. 한 총장은 지난 4일 인사청문회 당시 부산저축은행 비리를 ‘악성 대형 범죄’라고 규정한 뒤 철저한 수사를 공언했다. 한 총장은 그 책임자로 최재경 검사장을 불렀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선임된 최 검사장은 현직 최고 수준의 특수수사 검사로 꼽힌다. 대검 중수1과장 때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론스타 사건 등을 맡아 처리했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제이유 사건과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관계된 서울 도곡동 땅 차명보유 및 BBK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최재경이 맡은 수사는 뒷말이 없다”는 평을 들어 온 최 검사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도 깔끔히 마무리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검사장은 오는 22일 취임과 동시에 수사팀을 정비하고 부산저축은행 수사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산저축은행 수사는 검찰에 ‘계륵’ 같은 존재다. 비리 연루자 60여명을 기소한 만큼 수사를 끝내자니 비판 여론이 부담되고, 계속 밀고 가기에는 동력이 소진됐다. 때문에 최 검사장은 빠른 승부로 추가 성과를 낸 뒤 종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최 검사장은 17일 전화 통화에서 “능력은 부족한데 과분한 책임을 맡았다”며 “먼저 업무 파악에 주력한 뒤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북좌익세력’ 수사는 신임 대검 공안부장인 임정혁 검사장이 전면에 선다. 임 검사장은 대검 공안 2·3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등을 거치며 오랫동안 공안수사 경력을 쌓았다. 대검 공안부는 전국 모든 검찰의 공안사건을 보고 받고 지휘하는데 현재 최대 현안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맡고 있는 ‘왕재산 사건’이다. 한 공안 담당 검사는 “수사가 잘되면 1994년 구국전위 사건보다 더 큰 지하당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 총장도 공안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왕재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며 공안부에 힘을 실어 줬다고 한다.

임 검사장 역시 신속한 수사로 북한 추종 세력 척결이 빈말이 아님을 입증한 뒤 공안 역량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임 검사장은 “총장 방침에 따라 열심히 일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