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버스투어서 왜 연일 현대·기아차 언급할까… “미국車 한국에 많이 팔고 싶다”

입력 2011-08-17 17:58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일 현대·기아차를 언급하고 있다.

사실상 대선 유세 성격인 중서부지역 버스 투어를 하면서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현대·기아차를 단골 사례로 드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농촌경제포럼’에서 “미국 도로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아차와 현대차를 운전하고 있다”면서 “나는 한국에서도 포드와 크라이슬러, 쉐보레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버스 투어 첫날인 15일 오후에는 아이오와주 데코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도 똑같은 말을 했다. 앞서 오전에 들른 미네소타주 캐논폴스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미 FTA를 언급하면서 “현대나 기아차가 여기서 팔리는 것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왜냐면 쉐보레나 포드차도 한국에 팔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1일 미시간주 홀랜드의 한 배터리 생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FTA는 더 많은 시장을 열어준다”며 한국 자동차를 언급했다. 일주일 동안 무려 4곳의 공개 연설에서 현대·기아차를 언급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브랜드를, 그것도 미국 제품의 경쟁 상대를 4차례나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의 잇단 한국 차 언급은 한·미 FTA를 통해 미국 자동차를 한국에서 좀 더 많이 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이는 미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내년 재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 이 두 가지 요소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