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강훈 도쿄 의문사 진상규명하라” 美 노신사 ‘對日 투쟁’ 1년

입력 2011-08-16 19:26

푸른 눈의 백발 신사가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강훈(영어명 스콧 강)군의 의문사와 관련해 미국 애틀랜타에서 진상규명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진상규명대책위에서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레이먼드 워즈니악(64)씨. 그는 광복절인 15일 미국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경찰의 재수사 촉구 항의 집회에서도 선봉에 섰다. 이날 정오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거리집회를 지휘하면서 시위 방식을 놓고 경찰과 직접 협상을 벌이는가 하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과시하며 대변인 역할도 맡았다.

워즈니악씨와 한국과의 인연은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9년 그가 미 육군에 징집돼 휴전선에 배치되면서 시작됐다. 워즈니악씨는 “일본 경찰이 타살로 보이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단순 사고사로 조기 종결 처리하자 분노를 느끼고 진상규명 노력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스콧처럼 일본에서 피살했으나 인종차별 때문에 사고사로 처리된 사건이 여러 건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건 현장의 CCTV 화면을 본다면 ‘명백한 타살’이라며 비명을 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수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주도해 4500여명의 서명을 받았고 한국인의 인권을 경시하는 일본의 태도를 폭스뉴스와 CNN 등 유력 언론에 고발했다.

워즈니악씨는 강군 사망 1주기인 오는 30일 사비를 털어 일본으로 건너가 재수사 관철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스콧은 혼수상태에서 숨을 거두기 전 저 멀리 미국에 있는 나와 병상 옆 부모의 기도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며 “정의와 화해를 바라는 그의 눈물이 헛되지 않도록 크리스천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