汎현대가 “5000억 사회재단 설립”…정몽준 절반규모 부담, 대권 행보 주목
입력 2011-08-16 00:39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이란 화두를 던지자 재계는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화답했다. 범현대가는 대규모 사회복지 재단을 만들겠다고 했고, 삼성그룹은 협력업체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프로젝트를 내놨다.
현대중공업 그룹과 KCC,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범현대가 그룹사 사장단은 16일 오전 11시 현대계동 사옥에서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5일 “범현대가 오너들이 출연한 사재를 중심으로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아산나눔재단은 다른 재벌 부설 재단과 달리 범현대가 오너들이 내놓은 사재가 큰 몫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재단 설립은 현대중공업이 주도하고 출연금도 가장 많이 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설립준비위장은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개인 최대 주주이며, 현대백화점은 정몽근 회장, 현대해상은 정몽윤 회장 가족, 현대산업개발은 정몽규 회장, KCC는 정상영 명예 회장과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오너십을 갖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과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은 현재 참여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재단 설립 취지와 관련,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직계 후손과 형제, 조카들이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인의 10주기를 맞아 뜻있는 사업을 논의한 끝에 복지재단을 설립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라며 “다른 재벌들의 부설 재단과 다르다”고 말했다.
아산나눔재단의 경우 정 전 대표가 5000억원 가운데 절반 규모를 기부키로 해 그의 대권 행보와 관련해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현대중공업 지분과 현금 등을 내놓을 예정으로 그가 현대중공업 주식 10.8%(3조원 미만)를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개인 재산의 10% 정도를 사회에 환원하는 셈이 된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은 “정 전 대표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안타까워했으며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고 사재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측근은 “대권 행보와는 무관하고 정 전 대표가 내일 기자회견에도 불참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재 출연이 공생발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정 전 대표가 모범을 보인 것이어서 그의 대권 행보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재 출연을 계기로 그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박근혜 대세론’을 일정 부분 견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도 협력업체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상생경영 실천방안의 하나로 추진해 온 ‘협력업체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의 지원대상 후보업체 29곳을 선정했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까지 모두 50개의 협력업체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워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석철 유성열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