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을 아시나요?

입력 2011-08-14 12:21


[미션라이프] ‘옐로우(Yellow)’라고 쓰여진 방에 들어가니, 노랑색 셔츠를 입은 어린 학생들이 외국인 교사를 따라 영어단어를 읽고 있었다. ‘fruit’ ‘banana’ ‘lemon’…. 어색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맨 앞 줄에 앉아있던 한 남자 어린이는 교사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워했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태광교회(차주혁 목사)에서 진행 중인 2011 태광영어캠프 ‘라임(LIME)’의 수업 장면이다. LIME는 리더십(Leadership), 교류(Interchange), 친구 만들기(Make friends), 교육(Education)의 약자이다.

라임은 원래 미국 뉴욕성결교회(장석진 목사)에서 교포 2세들을 위한 한국 문화체험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1년 전 태광교회 천민성 전도사가 뉴욕을 방문했을 때, 현지 교회 학생부를 맡고 있던 교역자로부터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들이 부모와 말이 통하지 않아 서로 오해하고 갈등을 겪는다는 겁니다. 그 아이들이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두 교회는 영어캠프 형식의 라임을 시작하게 됐다. 미국 학생들은 홈스테이, 서울 시티투어, 춘천 나들이 등을 통해 엄마 아빠가 자라온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 학생들은 미국에서 온 원어민 친구를 사귐으로써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올해 처음 실시한 라임에는 11명의 교포 2세들과 5명의 대학생·교사들이 한국을 찾았다.

사라신(18) 양은 “한국에 와서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친척들을 만나 엄마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국의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으니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노지연(10) 양은 “외국인 선생님, 미국인 언니 오빠, 친구들과 노래를 배우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영어가 재밌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라임은 21일 발표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태광교회와 뉴욕성결교회는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서로 교류하며 라임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포=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