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 농구 대표팀서 입지 넓힌다
입력 2011-08-11 20:49
“여전히 대표팀이 어렵지만 이전보다 많이 편해진 거 같아요.”
차세대 한국 농구의 기둥으로 손꼽히는 오세근(24·2m)이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차츰 넓혀가고 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윌리엄 존스컵 대표로 출전 중인 오세근은 한국이 2점차로 신승한 9일 일본전에서 22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가로채기, 블록슛 중 둘 이상에서 두 자릿수 이상 기록하는 것)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10일 필리핀과의 경기에서도 팀 내 최다인 19점 6리바운드로 한국의 5연승에 한몫했다.
중앙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세계예선에서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은 오세근은 그간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에 대표로 출전해왔다. 오세근은 “대표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잘 몰라서 형들이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 지금은 제가 의견을 제시할 정도로 대표팀이 많이 익숙해졌다”고 대표팀에서의 생활을 평가했다.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중학교 3학년 이후 거의 매일 자신이 보완할 점을 노트에 기록한다는 오세근은 필리핀과의 경기 후에도 만족감보단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10일 경기는 이번 대회 들어 제일 못한 경기였다”며 “마지막에 체력이 떨어져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자유투에서 실수를 많이 했다”고 경기 상황을 떠올렸다.
존스컵에서 선전을 하고 있지만 오세근의 시선은 다음달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 겸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맞춰져 있다. 오세근은 “이번 대표팀은 높이와 슈팅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승진이 형(하승진)과 주성이 형(김주성)을 도와 반드시 런던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더크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2m18)를 좋아해 핸드폰 바탕화면에 노비츠키의 사진을 넣어 다니는 오세근은 포지션에 얽매이기보다 좀더 자유로운 스타일의 농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노비츠키는 슈팅이나 순발력, 농구 센스 모두 훌륭한 선수여서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도 노비츠키처럼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고 싶지만 아직 한국 스타일에는 맞지 않는 면이 있어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정 변경으로 인해 매일 경기를 치르고 있는 대표팀은 주축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이 남은 경기에서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오세근 역시 강행군으로 평소 좋지 않았던 발목, 팔 상태가 나빠졌다. 그는 “쉬면 낫는 부상도 매일 경기를 하다보니 회복 시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이베이=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