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치료제가 ‘코 버섯’ 발생 억제 작용”

입력 2011-07-31 18:03


고려대 이흥만·박일호 교수팀

국내에서 고지혈증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 스타틴(Statin)이 일명 코버섯으로 불리는 콧속 물혹, 비용(鼻茸) 발생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이흥만(사진) 박일호 교수팀은 코버섯 조직에서 분리한 섬유모세포에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투여한 다음 면역조절 및 세포성장 촉진인자 ‘TGF-β1’로 자극하는 실험을 통해 이 같은 효과를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코버섯은 비염으로 인해 코 점막이 버섯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크기가 작을 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점점 자라면서 코 막힘을 유발하며, 수양성 비루(물 같은 콧물)와 재채기 등 알레르기 비염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후각과 미각 감퇴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이·박 교수팀은 심바스타틴, 메발로네이트, Y-27632 등의 스타틴계 약물 3가지를 갖고 실험했다. 먼저 코버섯 조직에서 섬유모세포를 분리한 다음 이들 약물을 각각 투여하고 2시간 뒤 TGF-β1을 시험관 안에 주입, 근섬유모세포로 분화가 이뤄져 코버섯을 만드는 콜라겐을 생성하는지 여부를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메발로네이트 제제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은 반면 심바스타틴과 Y-27632를 투여한 코버섯 세포들은 세포성장 촉진인자 ‘TGF-β1의 자극에도 불구하고 근섬유모세포로의 분화와 콜라겐 생성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섬유모세포가 근섬유모세포로 분화해 콜라겐을 생성해야 혹으로 자라게 되는데, 심바스타틴과 Y-27632가 이를 억제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현재 고지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잘 활용하면 현재 수술 외엔 특별한 방법이 없는 비용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신약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고지혈증 치료제로 시판되는 스타틴 계열 약물로는 한국노바티스의 ‘레스콜 엑스엘 서방정’, LG생명과학의 ‘자이렙 캡슐’, 동아제약의 ‘리피논 정’, 대웅제약의 ‘심바스타틴정’, 종근당의 ‘리피로우정’, 일동제약의 ‘리피스톱정’ 등 136개 제품이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